건강검진에서 유방 낭종 소견 받은 후 1년. 멍울이 만져지고 커진듯한 느낌에 초음파보러 병원에 방문했다가 당일에 급하게 유방 조직검사 받고 결과 확인까지 한 후기입니다. 결과 기다리며 불안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래요.
1. 건강검진에서 유방낭종 발견 (등급)
저는 가족력이 있는 케이스에다가 유방 엑스레이 촬영시 종양 확인이 안되는 고등도 치밀유방인 케이스라서 매년 유방 초음파 검사를 받아왔어요. 제가 알기로 한국 여성 대부분이 치밀유방이라고 하더라구요.
검색하다보면 유방의 물혹이 여러개인 분들도 꽤 되시는 것 같던데, 다행히 저는 그동안 별다른 이상 소견이 안나왔었거든요. 그러다가 2023년 3월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유방 낭종 소견이 나옵니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대수롭지않게 생각할만한 C2 등급을 받았기에 별 생각이 없었어요.
2. 유방암 자가진단 촉진해보니
여자분들은 아시겠지만 생리할 때가 되면 가슴이 단단하게 뭉치기 시작하잖아요. 어느날 문득 가슴 바깥쪽을 만져보는데 뭔가 멍울 같은게 만져지더라구요. 근데 이때가 생리 시작을 앞 둔 시점이라, 이게 멍울인지 그냥 유선이 뭉친건지 확신이 없었어요. 실제로 이후 몇달간 생리때 단단한 뭔가가 만져지다가 생리가 끝나면 없어지기를 반복했어요.
그래서 유방초음파 검사는 생리 끝난 직후에 받는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저같은 경우 이 때를 맞춘다고 하다가 한달, 두달 지나면서 1년 반을 넘겨버렸어요.
그리고 이번에 진짜 이러다 2년도 넘어가겠다 싶어서 검사를 예약한 시점도 생리 끝나고 2주가 지나 가슴이 슬슬 뭉치는 시점이었거든요. 그러니 여자분들 생리 끝난 시점 맞춰서 가겠다고 괜히 시간 보내지 마시고, 되도록 빨리 유방 초음파 검사 받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3. 유방 조직검사 후기 (총조직검사)
검사를 받으러 간 날도 별 생각이 없었어요. 크기가 좀 커진 것 같긴 하지만 23년 건강검진 때 낭종이 나왔으니, 커져봤자 그냥 낭종이겠지 했거든요. 그런데 초음파로 보이는 종양의 크기가 너무 크기도 했고(15mm~19mm) 뭔가 모양이 뚜렷하지 않고 경계가 불분명하니 바로 조직검사를 하자고 하시더라구요.
유방 조직검사는 마취주사를 통해 부분마취를 한 뒤, 초음파를 보면서 종양의 일부를 채취합니다. 그런데 이 검사 기구가 조직을 채취할 때 총을 쏘는 것 처럼 큰 소리가 나요. 실제로 방식도 총을 쏘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총조직검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소리가 진짜 크니까 놀라지 말라고 간호사분도 의사분도 이야기 하셔서 각오를 했는데도 소리가 진짜 크긴 하더라구요. 소리에 비해 아프지는 않아요. (마취할 때는 아픔..ㅠㅠ) 그렇게 세번을 채취했는데요. 차마 초음파 모니터로 기구가 움직이는걸 보고 싶지 않아서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눈 떠서 채취한 조직을 보라고 하셔서 봤더니 정말 아래 이미지처럼 길다란 3개의 조직이 있었습니다.
3. 유방 조직검사 결과 (소요기간)
이렇게 유방초음파와 유방조직검사를 받은게 월요일 낮 12시 정도였는데요. 검사결과는 그로부터 3일째 되는 날인 목요일부터 확인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정말 빠르죠? 가장 빠른 시간으로 부탁드려서 오늘 결과를 확인하고 왔는데요.
(나쁜 징후 3대장) 크기가 크고, 모양이 안좋고, 누르면 아픈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나쁜 생각을 하지 말자고 다짐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의 경우 인터넷을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는 유방암의 나쁜 징후 3가지에 모두 해당하는 케이스였어요.
- 크기가 크고 : 초음파상 15mm~19mm로 꽤 큰 편이었어요.
- 모양이 안좋고 : 종양의 경계가 뚜렷하고 매끄러우면 좋은 징조이고, 모양이 뾰족하거나 경계가 불분명하면 나쁜 징조인데 저는 후자였습니다.
- 통증 : 멍울을 만졌을 때 아팠어요.
그러다보니 자연히 안좋은 케이스, 유방암으로 진단 받은 분들의 케이스만 눈에 들어오고 걱정만 커져갔는데요.
너무너무 다행스럽게도 결과는 ‘섬유선종’이었습니다.
유방의 멍울, 종양, 혹으로 조직검사를 받은 케이스 중 가장 좋은 케이스가 섬유선종이에요. 섬유선종은 놔둔다고 해서 암으로 변하는 케이스도 아니고, 크기가 막 커지지 않는 이상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케이스입니다.
(보통 2~30대는 크기가 잘 커지고, 4~50대의 경우는 크기 변화가 크지 않다고 해요.)
다만 저의 경우 23년 3월 검사에서 발견했던 낭종과 비교했을 때 24년 9월에 발견한 종양의 크기가 꽤 커진 상태라, 다음번에 크기 변화가 어떤지를 보고 놔둘지 맘모톰으로 제거를 할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최악의 케이스인 유방암까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상피내암’만 나와도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했거든요. (상피내암은 흔히 0기암, 또는 암의 전단계라고 이야기하는데 암의 가장 무서운 점인 ‘전이’가 없다는 점에서 암과는 차별됩니다.)
크고 모양이 안좋은 나쁜 징후에 가족력도 있었던만큼 걱정이 너무 많았는데, 좋은 결과를 듣게 돼서 너무 행복합니다.
현재 유방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분들께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고, 비용 또는 통증 때문에 검사를 미루는 분들이 있다면 하루 빨리 검사를 받아 보시기를 권하며 글을 마칩니다.